| 제목 | [언론기사] 정치보다 시민적 책무와 역할이 중요한 이유_루게릭 요양병원 건립 위한 희망일출 사진전을 보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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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16-10-06 | 조회수 | 7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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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식의 시선] 정치보다 시민적 책무와 역할이 중요한 이유 ![]() 서울 종로구 창덕궁 돈화문 건너편에 있는 한국문화정품관 3층 갤러리. 지금 이곳에서 ‘루게릭 요양병원 건립을 위한 국립공원 일출 사진전’이라는 긴 이름의 이색적인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루게릭이라는 희귀 불치병과 국립공원 일출의 만남이라니… 어울리지 않고 어색하기까지 한 이 만남을 엮어주는 단어는 ‘희망(Hope)’이다. “2014년 여름 루게릭 환자들의 고통과 아픔을 함께하면서 환우돕기 기부금을 모은다는 취지에서 미국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확산된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기억하시나요. 국내에서도 각계각층의 많은 분들이 릴레이 기부행사에 참여했죠. 그해 가을 우연히 루게릭 요양병원 건립을 위해 애쓰는 승일희망재단을 알게 된 것을 계기로 국립공원 희망일출 프로젝트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대한민국 산악형 국립공원 17곳의 정상에서 일출광경을 사진에 담아 루게릭 환우와 그 가족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이 사진전을 기획 연출하고 주연까지 도맡은 사진작가 강희갑(51)의 말이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그는 올해 1월2일 오대산 국립공원 계방산을 시작으로 8월20일 속리산 문장대까지 8개월 동안 매주 토요일 새벽 쉼 없이 산에 올랐다. 설악산 대청봉, 한라산 백록담, 덕유산 향적봉, 북한산 백운대, 월악산 영봉, 가야산 상왕봉, 월출산 천황봉, 무등산 서석대, 소백산 비로봉, 계룡산 관음봉, 지리산 천왕봉, 내장산 까치봉 치악산 비로봉…. 길이 멀어 대부분 금요일 밤 출발하는 무박산행이었다. 하지만 체감온도 영하 40도의 맹추위, 땀이 비오듯 하는 하는 불볕더위를 무릅쓰고 정상에 올라도 하늘이 도와주지 않으면 일출을 볼 수 없다. 컴컴한 하늘을 벌겋게 물들이는 여명을 뚫고 솟아오르는 일출을 볼 때까지 다시 오르기도 수차례. 프로젝트를 끝낸 후 기록을 훑어보니 17곳의 일출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30번의 고된 산행이 필요했고 차로 오고간 거리도 1만1000km에 달했다. 거의 두 번에 한번꼴로만 일출을 만날 수 있었다는 얘기다. 강 작가 혼자였으면 중도에 이 프로젝트를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더구나 그는 전업작가도 아니다. 컨설팅회사 임원이 그의 주업이다. 하지만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 덕은 외롭지 않고 반드시 이웃이 있다)’이라고 했던가. 그의 뜻이 주변에 알려지자 이런 저런 인연으로 동참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2월 하순 뮤직스케치 가수인 선배가 먼저 합류했고 뒤이어 사회적 기부에 관심많은 독지가, 파키슨병으로 투병하는 기업인이 동참해 마지막 산행까지 강 작가와 줄곧 함께했다. 이들 ‘네 남자’가 뭉쳐 핵심이 되자 산에 미치고 뜻에 공감하는 산벗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5월 이후엔 산행 일행이 10명을 넘었고, 특히 7월 중순 지리산 천왕봉을 오를 때는 30명 가까운 대군이 움직이기도 했다. 8개월 동안 진행된 '루게릭 요양병원 건립 희망일출 산행'에 한번 이상 참여한 사람은 93명, 30회 산행에 참여한 연인원은 276명에 달한다.
![]() 17개 산악형 국립공원 정상에서 어렵게 얻은 42점의 일출 사진이 출품된 이번 전시는 말 그대로 삶에서 희망을 갈구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정성과 땀으로 빚은 합동작품이다.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주도한 강 작가나, 산상 콘서트 등으로 프로젝트에 생기를 불어넣은 네 남자도 이런 평가에 흔쾌히 동의한다. 희망을 나누며 격려한 주변의 열정과 지원이 아니었으면 그들의 대장정은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이 이들을 희망일출 새벽산행으로 이끌었을까. 알다시피 루게릭병은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 4번타자 루게릭으로 인해 널리 알려진 근위축성 악성질환으로 10만명당 1~2명 발생하는 희귀병이다. 어느 날 돌연 운동신경세포가 파괴돼 온몸이 굳어지고 결국 죽음까지 이르게 되는 이 병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현재로는 치료법도 없다. 영국의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의 사례에서 보듯 의식과 정신은 또렷해도 몸은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잔인한 병이다. 그래서 희망만이 이들의 붙드는 삶의 끈이다. 우리나라에선 농구선수 박승일이 2002년 루게릭병 진단을 받고 15년째 길고 긴 투병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그 역시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희망을 놓지 않는다. “희망, 기적… 정말 세상에 존재하는 단어일 텐데…. 그냥 인간이 만들어낸 단어가 아닐 텐데….” 이런 믿음과 확신에서 그의 이름을 딴 승일희망재단이 2011년 출범했고 곧바로 3000명 내외로 추정되는 국내 루게릭 환자들을 위한 요양병원을 건립하는 사업을 추진해왔다. 강희갑이 앞에서 토로한 대로 그와 승일희망재단과의 만남은 우연이었다. 2년 전 아이스버킷 이벤트의 기억이 생생하던 때, 재단 콘서트행사에 촬영지원을 갔다가 인연을 맺었다. 하지만 운명처럼 처음부터 강하게 끌렸고 그 끈을 희망일출 산행이라는 메시지로 엮어낸 후 백의종군하듯 자신을 밀고가자 희망과 연대, 공감과 기쁨의 물결이 바람처럼 번져나갔다고 한다. 해가 뜨기 수시간 전 헤드랜턴에 의지해 깜깜한 산길을 걷는 행렬을 움직인 것은 그런 열망과 희망바이러스였을 게다. 젊어서 산에 미쳤던 강희갑은 뒤늦게 배운 사진을 통해 재능기부를 아끼지 않았다. 컨설팅이 본업이지만 산과 사진에 쏟는 시간이 많았다. 지난해 5월엔 네팔 지진피해 어린이를 돕는 희말라야 사진 전시회 ‘이노센트(Innocent)’를 열었고 10월엔 이주민 후원을 위한 개인전(‘All Right! Nepal’)도 가졌다. 그는 또 일요일마다 짬을 내 프로필 촬영을 원하는 예술인들을 대상으로 사진을 찍어준 뒤 대가를 내면 공동명의로 루게릭 요양병원 건립을 추진중인 승일희망재단에 기부하는 일도 병행하고 있다. 루게릭 요양병원 건립을 위한 희망일출 산행과 사진전은 내년엔 내용을 좀 바꿔 ‘시즌 2’로 계속된다고 한다. 목표액(60억원)의 절반을 갓 넘긴 요양병원 건립기금 모금에 조금이라도 더 보탬이 되고 루게릭병 환자와 가족들에게 명산일출의 밝고 찬란한 희망을 선물하기 위해서다. 세상은 온통 반목으로 칙칙하고 분노로 뜨거우며 갈등으로 어지럽지만, 그늘지고 좁은 곳에서 묵묵히 자기 직분을 지키며 소외된 주변에게 손을 내밀고 다가가는 시민적 각성과 책무는 결코 식지 않았기에 이 사회가 버티는 것이리라. 이런 시민적 자존감이 우리를 살게 만드는 원동력인 것도 틀림없다. 문화융성 스포츠육성 운운하며 남의 돈을 빼앗아 단체를 만들고 소음을 일으키는 권력 주변의 부나방들,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머슴이면서 되레 주인을 나무라는 군상들은 결코 넘볼수 없는, 넘봐서도 안되는 영역이다. <주필> ##'루게릭 요양병원 건립을 위한 강희갑 사진작가 국립공원 일출 사진전'은 창덕궁 돈화문 건너편 한국문화정품관 3층에서 지난 4일 개막, 15일까지 진행되며 사진전 작품판매 수익금은 전액 루게릭 요양병원 건립기금으로 기부된다. 전시기간에 맞춰 8개월간의 희망일출 작품을 담은 내년도 달력도 제작 판매한다. 권당 1만원인 이 판매수익금도 오롯이 재단을 위한 것이다. 오는 8일 오후 5시엔 6인조 월드뮤직 앙상블 '원'과 가수 듀오 LOVE 등이 기부하는 공연이 열리고 11일 오후 7시에는 바리톤 박경준, 소프라노 김은미, 베이스 박종선, 피아노 김보미가 만드는 공연도 예정돼 있다. 모두 무료다. 연락처 010-3741-1730(강희갑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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