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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아시아 뉴스레터] 2020년 1월호

  • 2020.01.18
  • 관리자

2020년 1월 통권 116호


휴먼아시아의 프로젝트 인턴을 소개합니다. 

키득키득 워크숍 1기 중간보고 (신나고 알찬…!)

필리핀 117 자립 프로젝트


%EA%B7%B8%EB%A6%BC1.jpg제목: 가난을 팝니다 (Microfinance and Its Discontents) 

저자: 라미아 카림 (Lamia Karim)

 

라미아 카림의 <가난을 팝니다>는 NGO 왕국이라는 방글라데시의 속사정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사회적 기업 모델로 자본주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무함마드 유누스의 “그라민 뱅크”를 비롯해 크고 작은 다국적 NGO들, 그리고 방글라데시 안에서 성장한 국내 기관들까지, 방글라데시의 작은 농촌 구석구석에는 다양한 주체들이 퍼져있다. <가난을 팝니다>는 자본주의 시대에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소액금융대출’ 즉,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에 대한 이야기로, 박애의 모습을 한 자본주의가 어떻게 농촌 여성들과 공동체에 영향을 끼치는 지에 대해 분석한다. 가난한 농촌 여성을 대상으로 낮은 금리의 소액 대출을 해주는 마이크로크레디트 모델은 가난을 구제하는 날개 없는 천사이면서 동시에 수익을 창출하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 같은 형상으로 묘사된다. 그러나 과연 박애주의자와 이해타산적 사업가는 양립 할 수 있을까? 그라민뱅크를 포함한 BRAC, 쁘로쉬까, ASA 등의 NGO들은 여성들에게 잦은 대출을 권유하고, 빈곤 여성들이 돈을 다 써버려 원금을 상환하기 힘든 상황에 처해 있을 때는 돈을 받아내기 위해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 냉혈한 사채업자로 변한다. 또 농촌 여성들에게 수익성이 없는 양계사업을 권유해 실적을 쌓고, 가사노동과 양계업의 이중노동에 시달리는 이들을 ‘사업가’로 포장해 둔갑시킨다. NGO의 소액금융 대출로 돌아가는 농촌 빈민층의 삶과 이들에게서 수익을 거두는 NGO의 이해가 맞물려 빈곤은 계속해서 순환한다.

 

이 책을 읽고 다시 한 번 국제개발협력에서 NGO의 위치에 대해 성찰하게 되었다. 70년대 오일 쇼크 이후 각국의 ODA 지원이 축소되면서, NGO의 역할이 빠르게 부상했다. 정부기관은 프로젝트를 구상해 직접 빈곤국에 지원하는 것보다 풀뿌리 단계에서 이미 인지도와 연락망을 구축하고 있는 현지 NGO에 지원하는 게 더 값싸고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책에서도 방글라데시 농촌의 상황과 맞지 않지만 스웨덴, 노르웨이, 네덜란드 등 선진국에서 지원을 받은 사업이 공여자(donor)들을 흡족하게 해주기 위해 꾸준히 진행되어왔음을 지적한다.

 

숫자로 보여지는 성과는 우리를 매혹시킨다. 그것이 어떤 속사정을 가지고 있던 간에 일단 무언가 부정적인 것이 반으로 줄어들고, 긍정적인 것이 20% 정도 향상했다고 하면, 우린 그 사실에 경도된다. MDG 시대가 막을 내리며, 그래도 전세계 빈곤율이 이전보다 절반이나 줄어들었다는 사실에 기뻐하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는 특정 지역에 편중되어 있는 결과로, 동시에 낙후된 어떤 지역에서는 수십년 간 계속되는 가난이 사람들의 삶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평생 큰 돈을 만져본 적 없는 방글라데시의 농촌 여성들이, 갑자기 한 두달 치의 월급과 맞먹는 금액을 소액대출로 받았을 때, 그것을 어떻게 써야할지에 대해 알려주는 NGO는 없었다. 당연하게도 그 여성들은 관습에 따라 돈을 남성에게 맡기거나, 배고픈 아이들을 위한 식량을 구입하는 데 썼다. NGO들은 돈을 어떻게 불려야할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여성들에게 돈을 쥐어주고는 상환일이 되면 부리나케 달려와 돈을 내놓으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여성이 어떤 방법을 통해 돈을 마련하든 일단 원금과 이자가 회수되면 그것은 ‘성공적인’ 사례가 된다. 이것이 기부자인 우리가 수치를 통해 보지 못하는 진실이다.

 

*본 리뷰는 휴먼아시아 여지수 인턴이 작성해주셨습니다.



18cyjAxs-po.jpg제목: 사마에게 (For Sama)

감독: 와드 알-카팁, 에드워드 왓츠 (Waad Al-Khateab, Edward Watts)

 

시리아 알레포 대학에 진학한 후 평화로운 대학생활을 보내던 영화의 주인공인 와드는 이 영화의 감독이며 동시에 카메라맨이기도 하다. 그녀의 평화로웠던 일상은 알레포 시민들이 시리아의 독재자인 아사드 대통령을 향해 벌인 시민 저항운동이 비극적인 참상으로 이어지면서 깨지기 시작하였다. 와드는 스스로 시민 저항운동에 참여하여 핸드폰 카메라로 현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영상으로 찍기 시작하다가 나중에는 비디오 카메라, 드론 등으로 알레포의 참혹함을 세세하게 기록하기 시작한다. 폭격에 부상당한 시민군들을 치료하는 알레포 병원에서 동료 시민군과 의사들의 죽음을 직접 목격한 일들을 영상기록으로 남긴다. 알레포 병원에서 와드는 부상당한 시민군을 치료하면서도 저항운동에 참여하고 있던 그녀의 대학 친구인 함자를 만나게 된다. 와드는 함자의 프로포즈를 받고 결혼하게 되고 마침내 부부는 그들의 삶의 희망인 딸을 낳고 아이에게 전쟁 없는 평화로운 하늘을 염원하면서 ‘사마’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시리아 독재 정부는 무자비하게 민가와 병원을 가리지 않으며 폭격을 가하고 알레포의 매일은 끔찍한 참상 그 자체였다. 죽은 어린 아들을 데리고 넋을 잃은 체로 병원에 온 엄마, 눈 앞에서 어린 동생이 공습을 당해 죽음을 당하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형, 만삭의 산모가 의식을 잃은 채 병원에 오는 등 맨눈으로 보기가 어려운 날들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이런 힘든 날 들에도 임시 학교에 머물면서 배움을 멈추지 않으며 웃음을 이어가는 어린 아이들, 마지막까지 알레포에 남으며 서로 응원해주는 알레포의 주민들, 병원 동료들, 가족들의 모습을 보며 와드는 마지막까지 희망을 놓지 않는다.

 

영화 <사마에게>는 잔혹한 전쟁의 현장을 거짓없이 사실 그대로 보여주며 주인공과 주변 사람들이 자신들이 겪는 힘든 나날과 고통을 중에서도 서로를 응원하며 희망을 놓지 않으며 삶을 지켜내는 아름다운 사람들의 진솔한 삶을 보여준다. 와드 또한 스스로 잔혹한 병원의 참상을 기록하면서도 사랑하는 가족, 특히 딸 사마를 보며 언젠가는 공습의 공포가 넘치는 잿빛 하늘의 알레포에도 푸르른 하늘이 오리라는 희망을 간직한다. 그러한 희망 속에서도 한편으로는 엄마 로서의 와드는 잔혹한 세상에 태어나게 된 딸 ‘사마’에 대해 가슴으로 미안해 하며 이런 잔혹한 세상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엄마를 언젠가는 딸이 이해해 줄 수 있으리라 바란다. 이 영화가 아름다운 이유는 사막에서 피어난 꽃처럼 폐허속에서도 희망과 웃음을 놓치지 않으려는 알레포 시민들과 와드의 딸이 주는 희망 때문이다. 우리의 삶 또한 매일이 힘들고 어렵더라도 우리 안에 있는 희망과 삶에 대한 기대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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