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와드 알-카팁, 에드워드 왓츠 (Waad Al-Khateab, Edward Watts)
시리아 알레포 대학에 진학한 후 평화로운 대학생활을 보내던 영화의 주인공인 와드는 이 영화의 감독이며 동시에 카메라맨이기도 하다. 그녀의 평화로웠던 일상은 알레포 시민들이 시리아의 독재자인 아사드 대통령을 향해 벌인 시민 저항운동이 비극적인 참상으로 이어지면서 깨지기 시작하였다. 와드는 스스로 시민 저항운동에 참여하여 핸드폰 카메라로 현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영상으로 찍기 시작하다가 나중에는 비디오 카메라, 드론 등으로 알레포의 참혹함을 세세하게 기록하기 시작한다. 폭격에 부상당한 시민군들을 치료하는 알레포 병원에서 동료 시민군과 의사들의 죽음을 직접 목격한 일들을 영상기록으로 남긴다. 알레포 병원에서 와드는 부상당한 시민군을 치료하면서도 저항운동에 참여하고 있던 그녀의 대학 친구인 함자를 만나게 된다. 와드는 함자의 프로포즈를 받고 결혼하게 되고 마침내 부부는 그들의 삶의 희망인 딸을 낳고 아이에게 전쟁 없는 평화로운 하늘을 염원하면서 ‘사마’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시리아 독재 정부는 무자비하게 민가와 병원을 가리지 않으며 폭격을 가하고 알레포의 매일은 끔찍한 참상 그 자체였다. 죽은 어린 아들을 데리고 넋을 잃은 체로 병원에 온 엄마, 눈 앞에서 어린 동생이 공습을 당해 죽음을 당하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형, 만삭의 산모가 의식을 잃은 채 병원에 오는 등 맨눈으로 보기가 어려운 날들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이런 힘든 날 들에도 임시 학교에 머물면서 배움을 멈추지 않으며 웃음을 이어가는 어린 아이들, 마지막까지 알레포에 남으며 서로 응원해주는 알레포의 주민들, 병원 동료들, 가족들의 모습을 보며 와드는 마지막까지 희망을 놓지 않는다.
영화 <사마에게>는 잔혹한 전쟁의 현장을 거짓없이 사실 그대로 보여주며 주인공과 주변 사람들이 자신들이 겪는 힘든 나날과 고통을 중에서도 서로를 응원하며 희망을 놓지 않으며 삶을 지켜내는 아름다운 사람들의 진솔한 삶을 보여준다. 와드 또한 스스로 잔혹한 병원의 참상을 기록하면서도 사랑하는 가족, 특히 딸 사마를 보며 언젠가는 공습의 공포가 넘치는 잿빛 하늘의 알레포에도 푸르른 하늘이 오리라는 희망을 간직한다. 그러한 희망 속에서도 한편으로는 엄마 로서의 와드는 잔혹한 세상에 태어나게 된 딸 ‘사마’에 대해 가슴으로 미안해 하며 이런 잔혹한 세상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엄마를 언젠가는 딸이 이해해 줄 수 있으리라 바란다. 이 영화가 아름다운 이유는 사막에서 피어난 꽃처럼 폐허속에서도 희망과 웃음을 놓치지 않으려는 알레포 시민들과 와드의 딸이 주는 희망 때문이다. 우리의 삶 또한 매일이 힘들고 어렵더라도 우리 안에 있는 희망과 삶에 대한 기대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