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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아시아 제13회 1기 청년인권활동가 워크숍 후기_김소연

  • 2018.07.18
  • 관리자

난민 옹호 활동을 시작하면서 난민인권을 좀 더 포괄적으로,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을 때, 휴먼아시아에서 청년인권활동가 워크숍을 개최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난민 인권 활동가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관점에서 난민 인권에 대해 배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청소년 대상 교육 실습의 기회가 있다는 것을 듣고 바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오로지 난민인권에 대한 관심으로 한데 모인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과 만나 4주간 함께 공부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후, 팀별로 그동안의 교육을 바탕으로 저희가 직접 가르칠 수업계획안을 구상했습니다.

 

저희 팀은 팀명을 ‘같이배우조’로 정했습니다. 저희도 이제 막 난민인권에 대해 배우는 입장이기 때문에 수업 시간 동안, 저희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과 함께 배웠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학생들의 참여에 의미를 부여하고 변화에 동참하고 함께 고민해가는 시간을 만들기 위한 수업을 구상하면서, 난민에 대한 현황을 우리가 설명해주는 것이 아니라, 난민들의 여러 경험을 모아 한 이야기로 만들어서 소개해주고, 학생들이 그 가상 인물의 여정을 함께 따라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인권 동아리에서 오는 친구들이라고 들어서, 역할극을 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난민, 난민 옹호 또는 난민 반대의 입장이 되어서 난민 인권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을지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해주고 싶었습니다. 요컨대, 학생들의 난민에 대한 인식이 시혜적인 대상에서 우리와 같은 사람으로 바뀌고 학생들과 함께 난민에 대한 제도와 대중의 인식의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갖는 것을 저희 팀의 목표로 삼았습니다.

▲’같이배우조’팀 수업계획안에서

 

6월 6일 수요일, 공휴일을 마다하고 수업 준비를 위해 함께 모였습니다. 가상 인물의 이야기를 구상하기 위해 현존하는 여러 난민 사례들을 조사하고 이야기 속에서 구체적으로 난민 제도의 어떤 부당함을 강조하고 싶은지 논의했습니다. 학생들이 좀 더 공감할 수 있도록 청소년 난민을 주인공으로 삼고 차근차근 이야기를 만들어갔고, ‘타티아나와 마샤르’의 이야기가 탄생했습니다. 또, 역할극을 어떻게 진행할지, 어떤 역할들이 필요한지, 역할들에 대한 설명을 어떻게 할지 논의했습니다. 역할극 배경을 ‘제1의 난민종합센터 설립에 대한 시민참여 간담회’로 잡고 이 논제를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볼 난민들과 사회 속 시민들을 상정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역할극에 대한 소감과 수업 전후로 난민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나누고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난민지원 활동과 학생들과 시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지 소개해주고 끝마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예솔 선생님의 프레젠테이션 작업 등 마지막 수정 작업과 자료 준비가 끝나고 드디어 수업 날이 다가왔습니다. 수업은 6월 9일, 휴먼 아시아 사무국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세화고등학교의 인권 동아리 학생들이 찾아와주었는데, 수업을 준비할 때는 10명정도 예상했으나 3명의 친구가 와서 처음에는 당황했으나 오히려 더 친밀한 분위기에서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유쾌한 최정식 선생님께서 학생들에게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수업을 시작하면서 “선생님”들의 자기 소개 후, 학생들의 난민에 대한 이미지를 간단하게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난민’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생각나는 대표적인 단어들은 ‘기아,’ ‘굶주림,’ ‘가난,’ ‘불법체류자,’ ‘집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한국의 난민 현황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한 후 가상 인물 이야기, ‘타티아나와 마샤르의 삶’으로 넘어갔습니다. 아동인권 활동가이신 이수현 선생님께서 동화책 읽듯이 이야기를 소개해주셨습니다. ‘타티아나’와 ‘마샤르’의 이야기를 통해, 난민들이 난민심사과정과 한국에 정착한 후에 겪는 여러 어려움에 대해 배우고,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예솔 선생님의 손에서 탄생한 발표최종안에서

 

▲난민에 대한 이미지

 

▲가상 난민 이야기를 소개하는 이수현 선생님

 

▲수업에 집중하는 세화고 학생

 

가상 난민 이야기를 끝마치고, 짧은 쉬는 시간 후, 역할극으로 넘어갔습니다. 최승호 선생님의 매끄러운 진행 하에, 모두 각자의 역할이 되어 ‘제1난민종합센터의 설립’에 대한 개개인의 의견을 나눴습니다.역할 설정지만으로는 조금 부족할 수 있는 설명 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진지하게 임해줘서 굉장히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역할극을 마치고, 간단하게 소감을 나눴을 때, 학생들은 각 역할의 사람들이 왜 그런 의견에 이르렀는지, 어떤 우려와 걱정 등에 근거한 것인지 생각해볼 수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인권동아리의 학생들로서, 인권 관련 활동을 할 때 반대되는 입장의 사람들과 어떻게 소통할지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기를 하는 바램으로 열심히 임했습니다.

 

▲역할극 배경에 대해 설명하는 최정식 선생님

 

▲역할극 설정지

 

▲역할극 진행하는 최승호 선생님

 

▲ 역할극에 집중하는 학생들과 선생님들

 

마지막으로, 난민지원의 현재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어떤 것이 있는지 소개해주고 이 수업 전후로 학생들의 난민에 대한 이미지가 바뀐 것이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바뀌지 않은 부분들도 있었지만, 난민들이 우리가 자주 생각하는 ‘가난하고 불쌍하기만한’ 사람들이 아니고, 일상에서 갑자기 어떤 이유로 박해를 받고 생존을 위해 피난한 사람들이라고 인식이 바뀌었다고 전했습니다. 한 학생은 수업에 대한 설문지에 “실제 난민을 만나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학생들에게 난민들에 대한 이야기를 대신 전해주고, 학생들이 난민을 어떤 시혜적 대상이 아니라, 우리와 같은 한 사람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어 뜻 깊고 더불어 저희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제주 예멘 난민 사태를 보며 시기 적절한 교육실습 이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세계화로 점점 더 밀접해 지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한국 또한 난민 사태와 동떨어질 수 없습니다. 학생들이 처음에는 대학입시이력을 쌓기 위해 인권 동아리에 가입 했을지 모르지만, 이렇게 난민 인권에 대한 수업을 듣는 것으로 시작해서 난민들에 대해 알아가고 그들을 막연한 두려움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 이런 작은 씨앗들로부터 시작해서, 한국 사회 전체가 난민들과 두려움의 산물인 배타주의와 혐오가 아닌, 객관성과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소통하며 조금 더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기를 소망합니다.

 

▲수업을 마친 ’같이배우조’팀과 학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