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 공지사항 뉴스레터(휴라시아)
활동소식
휴먼아시아 인권옹호활동
인권기반개발 소식을 확인하세요.

휴먼아시아 제13회 2기 청년인권활동가 워크숍 후기_강민석

  • 2018.11.14
  • 관리자

2016년 초, 우연한 기회에 프랑스어 번역 자원활동을 시작하며 난민 인권 분야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난민 분들의 체류를 위해 필요한 서류들과 일상 생활에 필요한 정보들을 번역해드리면서,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내심 뿌듯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후로 ‘난민’과 ‘인권’은 제가 관심을 갖는 주요 화두 중 일부가 되었고, 언젠가는 실제 현장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일을 해야겠다는 막연한 바람을 품고 지냈습니다. 그러던 중 휴먼아시아의 <청년인권활동가 워크숍> 모집 포스터를 보았고, 강의도 듣고 직접 현장 수업을 기획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 바로 지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2주 동안엔 난민인권 분야 활동가 분들의 강의를 통해, ‘난민의 정의’, ‘난민의 건강권’ 등 난민인권의 이해를 위해 필요한 주요 개념과 국내 난민인권의 현실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3주차엔 참가자들이 사전에 준비해온 강의안을 발표하고 피드백을 공유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팀을 구성하여, 4주차에 팀별 수업계획안을 발표 및 수정하고, 최종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후 3주 동안 팀별로 배정된 중·고등학교에 파견되어 현장수업 실습을 하였고, 수료식 날 현장수업 결과를 공유하고 평가하는 것을 끝으로 워크숍은 마무리되었습니다.

 

저희 팀은 인천대건고등학교 2학년 문학예술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혐오의 언어에서 벗어나기>라는 주제의 강의를 준비했습니다. 최근 난민들에 대한 가짜뉴스가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난민들을 향하는 혐오의 말들이 남발하고 있는 현실 안에서, 난민에 대해 바로 알고, 난민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본다면 혐오의 언어에서 벗어나 이해와 환대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위와 같은 주제를 선정하였습니다.

 

▲강의주제 – 혐오의 언어에서 벗어나기

 

저희 팀의 강의는 <난민의 정의·개념>, <난민이 되는 과정 상상해보기 – Role play>, <난민에 대한 오해와 진실 – 가짜뉴스 팩트체크>, 이렇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먼저 <난민의 정의·개념> 부분에선 “누가 난민일까?”라는 물음에 답하는 과정으로 난민의 정의와 개념을 알아보았습니다. 또한 국내 난민인권의 현황과 실태-한국의 난민협약 가입 역사, 연도별 난민 인정율, 난민인정자 수-를 살펴보며, 한국의 열악한 난민 인권 실태를 짚어보았습니다.

 

▲“누가 난민일까?” – 난민의 정의·개념 알아보기

 

다음으로 “내가 난민이었다면?” 이란 물음으로, 난민의 입장에서 난민이 되는 과정을 상상해보며 모둠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먼저, 한국의 지난 역사 속, 6·25 전쟁 중 국내 실향민이었던 기억과 시리아 난민의 현실을 사진을 통해 비교해보며, 우리도 언젠가 난민이었던 역사를 지니고 있음을 떠올려보았습니다. 그리고 각 조별로 제시된 상황 속에서 난민이 되는 과정을 상상해보고 감정을 표현하는 문장을 통해 말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모둠 활동 – 난민이 되는 과정 상상해보기

 

세 번째 순서로 난민에 대한 가짜뉴스의 팩트체크를 해보았습니다. ‘인도적 체류 허가는 장기 체류 허가나 마찬가지이다.’, ‘난민 신청자들은 매달 돈을 받는다.’, ‘난민신청자가 들어오면 범죄율이 올라간다.’ 등 대중을 현혹하는 가짜뉴스의 실상을 파헤치고, 무엇이 오해이고 무엇이 진실인지를 살펴봄으로써 국내 난민들이 처한 현실에 대해 균형 잡힌 정보를 전달하고자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난민 인권 강의를 준비하며 저희 팀원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던 문제의식-난민이란 그 기준을 충족시킬 때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난민으로서의 이유·상황이 발생하면 난민이 되는 것이라는-을 함께 읽어보며 강의를 마무리하였습니다.

 

▲난민에 대한 오해와 진실 – 가짜뉴스 팩트체크

 

강의를 진행하는 내내, 학생들이 난민에 대한 가짜뉴스와 혐오의 말들에 영향을 받지는 않았을까, 혹시 역할극 중 학생들에게서 어떤 혐오의 말이 나오진 않을까, 그러면 나는 얼마만큼 침착하게 반응할 수 있을까, 란 걱정으로 가득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걱정이 무색하게, 교실 안은 학생들의 입에서 나온 ‘막막하다’, ‘슬프다’, ‘두렵다’ 등 공감의 언어들로 가득 찼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학생들의 대답과 반응에 참 신기하고 놀라웠습니다. 치열한 입시 경쟁 속에서 타인에게 공감하는 일에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을 텐데, 난민들이 처한 입장에 이입해보고 그 감정을 공감의 말로 표현해내는 모습들이 참 대견스럽고 고마웠습니다.

 

학생들에게 나름의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지고 왔는지, 혹시 부족한 준비로 인해 어떤 암묵적인 강요로 느끼지는 않았을지, 괜스레 걱정스런 마음이 듭니다. 저희 팀의 강의를 통해 난민과 난민 인권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이 얼마나 많이 개선되었고, 또 얼마나 더 지속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난민을 주제로 한 인권 수업에서 학생들이 보여준 반짝거리는 눈빛과 공감하는 마음을 떠올려보면, 난민에 대한 오해와 혐오의 언어로 점철된 우리 사회가 공감의 언어로 가득한 사회로 나아갈 수도 있겠다는 작은 기대와 희망을 품게 되기도 합니다. 워크숍에 참여한 우리 모두가 그런 사회를 만들어가는데 나름의 소중한 역할을 해나갈 수 있길 바라봅니다.

▲PINC조 – 김하린, 이채원, 강민석

 

뜻 깊은 워크숍을 준비해주신 휴먼아시아 직원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